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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구경 

 

 

 

 

여악에 빠지면 멸망한다


- 한비자 제10편 십과[7]-


여악(女樂)에 빠진다는 것은 무엇인가?

옛날 융왕이 신하 유여를 진나라에 보내어 예물을 바친 적이 있는데, 그 때 진나라의 목공은 유여에게 이렇게 물었다.

“나는 도를 많이 들어 왔지만, 눈으로 직접 본 일이 없다. 옛날 명왕이 국가를 흥하고 망하게 한 것은 이유가 어디 있는지 말해 보라.”

유여가 대답했다.

“항시 절약하여 나라를 흥하게 하였고, 사치로 나라를 망하게 했다 합니다.”

목공이 다시 물었다.

“나는 체면을 무릅쓰고 도를 물었는데 그렇게 대답을 하다니, 다른 뜻이 또 있는가?”

유여가 설명했다.

“옛날 요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 최고의 지위에 있으면서 질그릇에 음식을 먹는 등 검소한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 영토가 광대했으며, 천하에 순종하지 않는 자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임금이 물러나고 순임금이 계승하자 아름다운 식기 등을 만들었습니다. 산에서 나무를 베어다 다듬고 칠하여 궁중의 식기로 사용했었습니다. 그래서 순종하지 않는 지방이 13국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순임금이 끝나고 우가 임금이 되자 새로운 제기를 만들어 그 외부를 검게 칠하고 안은 주홍빛으로 물들이며, 비단으로 자리를 만들고, 국자에 칠을 하였습니다. 순과 비교할 때 더욱 사치스러워졌고, 그래서 우를 섬기지 않는 지방이 33국이나 되었습니다. 우의 하우씨는 이미 망했고, 은이 뒤를 계승하자 대로라는 천자가 탈 수레를 만들고, 아홉 개의 깃발을 나부꼈으며, 식기에는 무늬를 넣고, 술잔에는 금박을 하며, 자리는 호화스러웠습니다. 그리하여 은나라에서 이탈한 지방이 53국이나 되었습니다. 상류급은 사치를 이해했지만 복종하는 자는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검약이 곧 나라를 흥하게 하는 길이라 말씀드린 것입니다.”

유여가 물러가자 목공은 내사의 요를 불러 말했다.

“이웃나라에 성인이 있다는 것은 두통거리가 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유여는 성인이다. 어찌하면 좋겠는가?”

내사 요가 말했다.

“융왕의 거주지는 변두리이며 중앙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중원 음악을 듣지 못한 모양입니다. 그러니 그 나라에 여악사를 보내어 정치를 문란케 하고, 유여가 우리나라에 오래 머물도록 해서 그가 설득하지 못하도록 하십시오. 군주와 신하 사이에 틈이 벌어진 다음에 또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할 줄 압니다.”

목공은 여악사 16명을 융왕에게 보내는 한편, 유여의 체재기간의 연기를 부탁하자 허가해 주었다. 융왕은 여악사와 더불어 매일 주연을 베풀고 있는 동안, 목초를 찾아 이주할 것도 잊고 있다가 소나 말을 반 가량이나 죽이고 말았다. 그러자 유여가 귀국하여 그 꼴을 보고 융왕에게 충고하였는데도 왕은 막무가내였다. 유여가 융을 떠나 진나라로 다시 가게 되자 목공은 기쁘게 맞으며 높은 벼슬을 주고, 융의 병력과 지형을 물어 조사를 마치자 융을 정벌했다. 그리하여 12국을 아울러 정복하고 영토를 사방으로 확대했다. 그러므로 여악을 탐닉하여 국정을 돌보지 않으면 멸망한다는 것이다.


- 韓非子 第10篇 十過[7]-

奚謂耽於女樂? 昔者戎王使由余聘於秦, 穆公問之曰:「寡人嘗聞道而未得目見之也, 願聞古之明主得國失國何常以?」 由余對曰:「臣嘗得聞之矣, 常以儉得之, 以奢失之.」 穆公曰:「寡人不辱而問道於子, 子以儉對寡人何也?」 由余對曰:「臣聞昔者堯有天下, 飯於土簋, 飮於土鉶. 其地南至交趾, 北至」 幽都, 東西至日月之所出入者, 莫不賓服. 堯禪天下, 虞舜受之, 作爲食器, 斬山木而財之, 削鋸修其迹, 流漆墨其上, 輸之於宮以爲食器. 諸侯以爲益侈, 國之不服者十三. 舜禪天下而傳之於禹, 禹作爲祭器, 墨漆其外, 而朱畵其內, 縵帛爲茵, 蔣席頗緣, 觴酌有采, 而樽俎有飾. 此彌侈矣, 而國之不服者三十三. 夏後氏沒, 殷人受之, 作爲大路, 而建九旒食器雕琢, 觴酌刻鏤, 四壁堊墀, 茵席雕文. 此彌侈矣, 而國之不服者五十三. 君子皆知文章矣, 而欲服者彌少. 臣故曰: 儉其道也.」 由余出, 公乃召內史廖而告之, 曰:「寡人聞鄰國有聖人, 敵國之憂也. 今由余, 聖人也, 寡人患之, 吾將奈何?」 內史廖曰:「臣聞戎王之居, 僻陋而道遠, 未聞中國之聲. 君其遣之女樂, 以亂其政, 而後爲由余請期, 以疏其諫. 彼君臣有間而後可圖也.」 君曰:「諾.」 乃使史廖以女樂二八遺戎王, 因爲由余請期. 戎王許諾, 見其女樂而說之, 設酒張飮, 日以聽樂, 終歲不遷, 牛馬半死. 由余歸, 因諫戎王, 戎王弗聽, 由余遂去之秦. 秦穆公迎而拜之上卿, 問其兵勢與其地形. 旣以得之擧兵而伐之, 兼國十二, 開地千里. 故曰: 耽於女樂, 不顧國政, 亡國之禍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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