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닷컴ː한비자韓非子

하늘구경 

 

 

 

 

훌륭한 거짓이 서투른 진정에 못 미친다


- 한비자 제22편 설림(상)[10]-


악양이 위나라의 장수로 중산을 공격하였는데, 그 때 악양의 아들이 중산에 있었으므로 중산의 군주가 그 아들을 죽여 삶아 육즙을 만들어 악양에게 보냈다. 악양은 막사 안에서 그 육즙을 깨끗이 먹어치웠다. 그 소식을 들은 위의 문후가 도사찬에게 말했다.

“악양은 나를 위하여 제 자식의 고기를 먹었다.”

그러나 도사찬은 달리 말하였다.

“제 자식의 고기를 먹은 자입니다. 그러니 어느 누구인들 안 잡아먹겠습니까?”

악양이 중산에서 귀국했는데 문후는 그 공을 치하는 하였으나 그 속마음은 믿지 않았다.


노나라 대부 맹손이 사냥을 하고 있었을 때 새끼 사슴을 잡아 진서파를 시켜 수레에 싣고 돌아가게 했다. 진서파는 어미사슴이 울면서 수레를 따라오는 것을 보고 가련하게 여겨 새끼 사슴을 놔주었다. 맹손이 돌아와서 새끼 사슴을 찾자 진서파는 이렇게 대답했다.

“너무나도 가련해서 어미사슴에게 놔줘 버렸습니다.”

맹손은 크게 노하여 진서파를 추방했다가 3개월 후에 다시 불러들여 자기 자식을 지키게 했다. 마부가 맹손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처벌하셨다가 다시 불러들여 아드님을 지키도록 하시는 것입니까?”

맹손이 말했다.

“새끼 사슴이 가련해 못 견딜 정도이니 사람 자식은 얼마나 귀하게 여기겠는가? 내 자식을 맡기기에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말에도「훌륭한 거짓말은 서투른 진정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 것이다. 악양은 공을 세우고도 의심을 받았고, 진서파는 죄가 있었지만 더욱 신임을 얻었다.


증종자는 도검의 감정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위나라 군주가 오나라 왕을 원망하고 있었기 때문에 증종자가 위나라 군주에게 말했다.

“오나라 왕은 도검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제가 오나라에 가서 왕을 위해 도검을 감정하는 척 검을 빼들고 왕에게 보여주다 왕을 치면 어떻겠습니까.”

그러나 위나라 군주는 말했다.

“당신이 하는 일은 의를 위해서가 아니고 이익을 위해서 하는 일이다. 오나라는 강국이며 부자인데 우리 위나라는 약소국이며 가난하다. 그러니 이익을 위해서라면 오나라를 위하는 것이 이로울 것이다. 당신이 오나라로 가게 되면 오왕을 위하여 방금 말한 수단을 나에 대해서도 할지 모를 일이다.”

이렇게 말한 위나라 군주는 증종자를 추방하고 말았다.


- 韓非子 第22篇 說林(上)[10]-

樂羊爲魏將而攻中山, 其子在中山. 中山之君烹其子而遺之羹, 樂羊坐於幕下而啜之, 盡一杯. 文侯謂堵師贊曰:「樂羊以我故而食其子之肉.」 答曰:「其子而食之, 且誰不食?」 樂羊罷中山, 文侯賞其功而疑其心.

孟孫獵得麑, 使秦西巴持之歸, 其母隨之而啼. 秦西巴弗忍而與之. 孟孫適, 至而求麑. 答曰:「余弗忍而與其母.」 孟孫大怒, 逐之. 居三月, 復召以爲其子傅. 其御曰:「曩將罪之, 今召以爲子傅, 何也?」 孟孫曰:「夫不忍麑,又且忍吾子乎?」 故曰:「巧詐不如拙誠.」 樂羊以有功見疑, 秦西巴以有罪益信.

曾從子, 善相劍者也. 衛君怨吳王. 曾從子曰:「吳王好劍, 臣相劍者也. 臣請爲吳王相劍, 拔而示之, 因爲君刺之.」 衛君曰:「子爲之是也, 非緣義也, 爲利也. 吳强而富, 衛弱而貧. 子必往, 吾恐子爲吳王用之於我也.」 乃逐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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