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닷컴ː한비자韓非子

하늘구경 

 

 

 

 

한 사람의 말만 믿지 마라


- 한비자 제30편 내저설(상) 7술:참관[104]-


숙손자가 노나라 재상이 되자 국정을 마음대로 하게 되었다. 그가 총애하는 수우라는 자가 있었는데 이 자 또한 숙손자의 명령을 멋대로 행하고 있었다. 숙손자에게는 임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수우는 그 아들을 시기하여 죽이려고 벼르고 있었다. 그래서 임을 데리고 노나라 군주의 궁전을 방문하였다. 군주는 임에게 옥환을 선물했다. 임은 큰절을 하며 그것을 받았는데 부친의 허가가 없었기 때문에 그 패용을 삼가고 수우에게 부탁하여 부친에게 허가를 받아달라고 했다. 수우는 임을 속여 이렇게 말했다.

“부친께 이미 말씀을 드렸는데 패용해도 좋다고 하셨다.”

임은 옥환을 패용했다. 한편 수우는 숙손자에게 말했다.

“왜 아직까지 임을 군주에게 인사시키지 않으셨습니까. 이제 배알시켜도 되지 않겠습니까.”

숙손자가 말했다.

“그 애는 아직 어리다. 그렇게까지 할 것 없다.”

수우가 말했다.

“모르시는 모양인데, 사실 아드님께서는 이미 여러 번 군주를 만났습니다. 군주께서 아드님께 옥환을 내리시고 아드님은 그것을 패용하고 계십니다.”

숙손자가 임을 불러들여 보니 수우가 말한 그대로였기 때문에 숙손자는 자신의 허락도 없이 옥환을 패용한데 노하여 아들을 죽이고 말았다.

임에게는 병이라는 형이 있었다. 수우는 그 아들도 미워하여 제거하려 벼르고 있었다. 그 즈음 숙손자가 병을 위하여 종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병은 종을 치는 것을 삼가고, 수우에게 부탁하여 종을 칠 수 있도록 부친의 허락을 받아 달라고 했다. 그러나 수우는 또 병을 속여 이번에는 이렇게 말했다.

“이미 부친께 말씀드렸다. 종을 쳐도 좋다고 하셨다.”

그래서 병은 종을 쳤다. 숙손자는 그 소리를 듣고 말했다.

“병이란 놈이 내 허락도 없이 멋대로 종을 치는구나.”

그리고는 병을 쫓아냈다. 병은 제나라로 도망쳐 달아났다. 그 후 1년 뒤에 수우는 숙손자에게 자기 잘못을 실토하게 되었고, 숙손자는 수우를 시켜 병을 불러오게 했으나 수우는 병을 불러오지 않고 숙손자에게 이렇게 보고했다.

“병에게 귀국할 것을 종용하였으나 화를 내며 귀국을 거부했습니다.”

숙손자는 크게 노하여 사람을 시켜 병을 죽이고 말았다. 그리하여 숙손자의 두 아들은 죽게 되었다. 얼마 후 숙손자도 병석에 눕게 되었다. 수우는 천만 다행으로 여기고「숙손자는 남을 만나기를 꺼려한다」고 소문을 퍼뜨렸다. 그리하여 숙손자는 굶어 죽고 말았다. 그가 죽은 다음에도 초상이 났다는 것을 숨기고, 수우는 그 집의 창고에 있던 귀중한 보물을 싣고 제나라로 도망하고 말았다.

숙손자가 자기가 신용하고 있는 자의 말만 믿고 있다가 부자가 다 함께 죽음을 당하고 웃음거리가 된 것은 한 사람의 말만 믿고 다른 사람의 말을 참작하지 않은 데서 일어난 재난이었던 것이다.


- 韓非子 第30篇 內儲說(上) 七術:參觀[104]-

叔孫相魯, 貴而主斷. 其所愛者曰豎牛, 亦擅用叔孫之令. 叔孫有子曰壬, 豎牛妬而欲殺之, 因與壬遊於魯君所. 魯君賜之玉環, 壬拜受之而不敢佩, 使豎牛請之叔孫. 豎牛欺之曰:「吾已爲爾請之矣, 使爾佩之.」 壬因佩之. 豎牛因謂叔孫:「何不見壬於君乎?」 叔孫曰:「孺子何足見也.」 豎牛曰:「壬固已數見於君矣. 君賜之玉環, 壬已佩之矣.」 叔孫召壬見之, 而果佩之, 叔孫怒而殺壬. 壬兄曰丙, 豎牛又妒而欲殺之. 叔孫爲丙鑄鐘, 鐘成, 丙不敢擊, 使豎牛請之叔孫. 豎牛不爲請, 又欺之曰:「吾已爲爾請之矣, 使爾擊之.」 丙因擊之. 叔孫聞之曰:「丙不請而擅擊鐘.」 怒而逐之. 丙出走齊. 居一年, 豎牛爲謝叔孫, 叔孫使豎牛召之, 又不召而報之曰:「吾已召之矣, 丙怒甚, 不肯來.」 叔孫大怒, 使人殺之. 二子已死, 叔孫有病, 豎牛因獨養之而去左右, 不內人, 曰:「叔孫不欲聞人聲.」 因不食而餓死. 叔孫已死, 豎牛因不發喪也, 徙其府庫重寶空之而奔齊. 夫聽所信之言而子父爲人僇, 此不參之患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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