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닷컴ː장자莊子

하늘구경 

 

 

 

 

물건의 쓰임이란 쓰기에 달린 것이다


- 장자(내편) 제1편 소요유[10]-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위왕이 내게 큰 박씨를 주기에 그것을 심었더니 잘 자라서 다섯 섬이 들어갈 만한 박이 열렸습니다. 그 박에 물이나 장을 넣었더니 너무 물러서 들 수가 없었으므로 그것을 쪼개어 바가지를 만들었더니 너무 크고 펑퍼짐하여 쓸모가 없었습니다. 크기만 하고 쓸데가 없어 깨버렸습니다.”

장자가 말했다.

“선생은 큰 것을 사용하는 법을 제대로 모르시는군요. 송나라 사람 중에 손이 트지 않는 약을 만드는 비법을 가진 사람이 있었는데 대대로 솜을 빠는 일을 했답니다. 어떤 사람이 그 얘기를 듣고 찾아와서 그 비법을 백금에 사겠다는 제안을 했답니다. 그는 가족들을 모아 놓고 의논하려 말했습니다.

「우리는 대대로 솜을 빨았지만 겨우 입에 풀칠하는 정도이다. 지금 그 비법을 백금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으니 그에게 팔면 하루아침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니 그 비법을 그에게 파는 것이 어떻겠느냐.」

그리하여 처방을 그 사람에게 팔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그 처방을 사 가지고 오나라로 가서 그 비법을 수군에서 쓰도록 오나라 임금을 설득했습니다. 때마침 월나라가 침범해 왔기 때문에 오나라의 임금은 그를 장수로 삼았습니다. 겨울철에 월나라 군사들을 물에서 맞아 싸운 그는 그 처방으로 크게 승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그는 오나라에서 영지까지 봉해 받았다 합니다. 손을 트지 않게 하는 방법은 같은데 어떤 사람은 나라로부터 땅을 봉해 받고, 어떤 사람은 솜을 빠는 일을 면치 못하였으니, 이것은 쓰는 방법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신에게 다섯 섬들이 큰 박이 있다면 어찌하여 그것을 배로 삼아 강이나 호수에 띄울 생각은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도 그것이 크고 넓기만 하여 쓸데가 없다고 탓하고 있으니, 선생께서는 생각이 꽉 막힌 분이십니다.”


- 莊子(內篇) 第1篇 逍遙遊[10]-

惠子謂莊子曰:「魏王貽我大瓠之種, 我樹之成而實五石, 以盛水漿, 其堅不能自擧也. 剖之以爲瓢, 則瓠落無所容. 非不呺然大也, 吾爲其無用而掊之.」

莊子曰:「夫子固拙於用大矣. 宋人有善爲不龜手之藥者, 世世以洴澼絖爲事. 客聞之, 請買其方以百金. 聚族而謀曰:‘我世世爲洴澼絖, 不過數金. 今一朝而鬻技百金, 請與之.’ 客得之, 以說吳王. 越有難, 吳王使之將, 冬與越人水戰, 大敗越人, 裂地而封之. 能不龜手, 一也. 或以封, 或不免於洴澼絖, 則所用之異也. 今子有五石之瓠, 何不慮以爲大樽而浮乎江湖, 而憂其瓠落無所用? 則夫子猶有蓬之心也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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