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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구경 

 

 

 

 

바람을 타고 나는 열자


- 열자;제2편 황제[3]-


열자가 노상씨를 스승으로 섬기고, 백고자를 벗으로 삼아 두 사람의 도를 다 배운 뒤에 바람을 타고 날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윤생이라는 사람이 이 소문을 듣고 열자를 따라 다닌 지 수개월이 되었다. 그동안 자기 집안의 일은 전혀 돌보지를 못하였다. 틈이 있을 때마다 열자에게 바람을 타고 다니는 술법을 가르쳐 달라고 간청을 하였으나 열자는 한번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윤생은 원한을 품고 열자에게 떠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열자는 그가 물러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윤생은 허락 없이 물러간지 두어 달만에 다시 열자에게 갔다.

열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어찌하여 왔다 갔다 하십니까?”

윤생이 대답하였다.

“얼마 전에 제가 선생님께 바람 타는 방법을 여쭈었지만 선생님께서는 도무지 가르쳐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 감정이 풀어져 다시 찾아 온 것입니다.”

열자가 말하였다.

“얼마 전까지 나는 당신이 도에 통달하였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보니 어찌 그리 비루 하십니까? 거기에 앉으십시오. 내가 나의 스승님에게 배운 것을 당신에게 들려드리겠습니다.

내가 노상씨를 스승으로 모시고, 백고자를 벗으로 삼은 지 삼 년이 된 후에 마음으로는 옳고 그른 것을 감히 생각하지 못하였고, 입으로는 감히 이해타산에 관한 말을 하지 못할 때, 비로소 선생님께서 한번 곁눈질로 나를 보셨습니다.

그 후 오 년이 된 후에는 마음으로 다시 옳고 그른 것을 생각하고, 입으로 이해타산에 관한 말을 할 때에 비로소 엄하신 얼굴이 풀리어 나를 한 번 보고 웃으셨습니다.

그 후 칠 년이 지난 후에는 마음대로 생각하여도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할 줄 몰랐고, 입으로 말을 해도 이해타산을 따질 줄 몰랐습니다. 그 때서야 선생님께서 나를 불러 같은 자리에 앉으셨습니다.

그 후 구 년이 된 뒤에는 마음대로 생각을 하고, 입으로 하고 싶은 대로 말을 하여도 나의 옳고 그른 것과 이롭고 해로운 것을 모를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옳고 그른 것과 이롭고 해로운 것까지 모르게 되었습니다. 또한 노상씨가 나의 스승인지 백고자가 나의 친구인지도 느낄 수가 없어 누가 나하고 더 가깝고 누가 나하고 더 먼지도 구별이 없어졌습니다.

그 후에는 나의 눈이 귀인 것 같기도 하고, 나의 귀가 코인 것 같기도 하고, 나의 코가 입인 것 같기도 하여 모든 감각 기능이 다 한가지인 것 같았습니다. 또 나의 마음은 모여 하나가 되고, 형체는 얼음 같이 풀어지고, 뼈와 살은 다 녹아버려 몸둘 곳과 발붙일 데를 느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나의 몸은 바람 부는 대로 동쪽으로 날려가기도 하고 서쪽으로 불려가기도 하여 마치 나뭇잎이나 마른 나무 껍질이 공중에 떠다니는 것과 같아서 마침내는 바람이 나를 태우고 있는지 내가 바람을 타고 있는지 도무지 느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나의 문하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몇 번씩이나 나를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래가지고는 당신 몸에서 손가락 하나도 기운을 받을 수가 없고, 다리 하나도 이 땅 위에 설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당신의 발이 허공을 밟고 바람을 타고 다니기를 바랄 수 있겠습니까.”

윤생은 부끄러워 한참동안 감히 말을 더 하지 못하였다.


- 列子;第2篇 黃帝[3]-

列子師老商氏, 友伯高子, 進二子之道, 乘風而歸. 尹生聞之, 從列子居, 數月不省舍. 因閒請蘄其術者, 十反而十不告. 尹生懟而請辭, 列子又不命. 尹生退數月, 意不已, 又往從之. 列子曰:「汝何去來之頻?」尹生曰:「曩章戴有請於子, 子不我告, 固有憾於子. 今復脫然, 是以又來.」列子曰:「曩吾以汝爲達, 今汝之鄙至此乎. 姬!將告汝所學於夫子者矣. 自吾之事夫子友若人也, 三年之後, 心不敢念是非, 口不敢言利害, 始得夫子一眄而已. 五年之後, 心庚念是非, 口庚言利害, 夫子始一解顔而笑. 七年之後, 從心之所念庚無是非 從口之所言, 庚無利害, 夫子始一引吾竝席而坐. 九年之後, 橫心之所念, 橫口之所言, 亦不知我之是非利害歟, 亦不知彼之是非利害歟 亦不知夫子之爲我師, 若人之爲我友:內外進矣. 而後眼如耳, 耳如鼻, 鼻如口, 無不同也. 心凝形釋骨肉都融 不覺形之所倚, 足之所履, 隨風東西, 猶木葉干殼. 竟不知風乘我邪? 我乘風乎? 今女居先生之門, 曾未浹時, 而懟憾者再三. 女之片體將氣所不受, 汝之一節將地所不載. 履虛乘風, 其可幾乎?」尹生甚怍, 屛息良久, 不敢復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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