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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구경 

 

 

 

 

본능적인 주색이 예의보다 높다


- 열자;제7편 양주[8]-


정나라의 대부 자신이 국정을 맡은 지 삼 년이 되었다. 선한 사람은 그 덕화에 감화하고, 악한 사람은 그 법률을 무서워하여 정나라는 잘 다스려졌고, 다른 제후들은 그를 매우 꺼리었다.

그런데 자산에게는 공손조란 형과 공손목이란 아우가 있었다. 공손조는 술을 좋아했고, 공손목은 색을 좋아했다. 곤손조는 집에 술 천 섬을 간직해 두고 누룩을 산더미 같이 쌓아놓았다. 백보 앞에서 그 집 문을 바라보기만 해도 술과 술찌끼 냄새가 지나가는 사람의 코를 찌를 정도였다. 그가 술에 만취했을 때에는 세상이 흥하고 망하는 것과 인심이 한스럽고 원망스러운 것과 누가 있고 없는 것과 자기의 친척과 사이가 가깝고 먼 것과 살고 죽는 것이 슬픈 일인지 즐거운 일인지 몰랐고, 심지어는 물과 불이나 병장기와 같은 칼날 앞에 이르러도 몰랐다.

그의 동생 공손목의 집 뒤뜰에는 수십간의 방이 즐비하게 있어, 그 안에는 뽑혀 온 젊고 예쁜 아가씨들이 그득 차 있었다. 그가 미색에 빠져 있을 때에는 가까운 친척이 오는 것도 사절했고, 친한 친구와도 절교를 하고 뒤뜰에 숨어 있어서, 밤이나 낮이나 계집과 희롱하느라 석 달만에 겨우 한 번 밖에 나올까말까 했다. 그래도 마음이 오히려 흡족하지 못하여 시골에서 고운 계집만 있다면 반드시 선물을 보내어 불러 왔고, 또 중매쟁이를 보내어 유인해 왔다. 그러나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았고, 말을 잘 듣지 않으면 내버려두었다.

자산은 이 두 형제 때문에 밤낮으로 걱정을 하다가, 어진 사람이라고 세상에 알려진 등석의 집에 가서, 자기의 형과 아우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기 위하여 그에게 말했다.

“내가 들으니「먼저 몸을 닦은 뒤에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먼저 집안을 가지런히 한 뒤에 나라를 다스린다」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먼저 가까운 데서 출발하여 먼 데까지 미친다는 뜻인 줄 압니다. 그런데 나는 나라는 잘 다스렸지만 집안은 난가가 되었으니, 그 선후가 거꾸로 되었습니다. 장차 무슨 방법으로 우리 형님과 동생을 구제하면 좋겠습니까? 좋은 묘책을 말씀해 주십시오.”

등석이 대답했다.

“저 역시 당신이 어째서 먼저 집안을 가지런히 한 뒤에 나라를 다스리지 않는지 이상히 생각해 왔지만, 감히 먼저 말씀드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어째서 당신의 형제들에게 때때로 교훈을 하여 그 분들에게 생명의 중대성을 깨우쳐 주고, 또 도의성이 존엄하다는  말로 그 분들을 유도하지 않으십니까?”

자산은 등석의 말대로 한가한 틈을 타서 그의 형과 동생을 만나 타일렀다.

“사람이 이 세상에서 금수 보다 귀한 까닭은 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혜를 가진 사람은 도의적인 생활을 해야 합니다. 도의적인 생활이 확립되면 자연히 명예가 따르게 되고, 또 높은 벼슬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일 그렇지 않고, 색정에 충동되어 행동을 하고, 성욕을 즐기는데 빠지면 생명이 장차 위독하게 될 것입니다. 형님과 동생은 나의 말을 받아들여 오늘 아침부터라도 지금까지의 잘 못을 회개하여 행실을 고치면, 오늘 저녁부터 나라의 봉록을 타게 될 것입니다.”

공손목이 자기 형의 세속적인 말을 듣고 대답을 했다.

“형님! 저도 그런 것쯤은 알고 있은 지 이미 오래 되었고, 또 지금 우리 형제의 생활양식은 사람이 한 세상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좋은 일이라고 선택을 하여 이렇게 살고 있은 지도 오래되었습니다. 이제와 어찌 형님의 말씀을 듣고 생각을 돌이킬 수 있겠습니까?

대개 사람의 생이란 천재에 한 번 만나기가 어려운 일이지만 한 번 죽기는 쉬운 일입니다. 한 번 만나기 어려운 생의 즐거움으로 아차 하면 죽기 쉬운 괴로운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데, 하나의 실존으로서 어느 겨를에 세상의 명예와 지위에 대하여 애착심을 가지고 있겠습니까. 지금 형님은 한 나라의 재상의 몸으로서 예의를 존중한다고 세상 사람에게 자랑을 하고, 인간의 자연성을 굽혀가면서 명예를 얻으려고 힘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두 형제는 사람이 세상에 한 번 나서 그렇게 살라고 하면 차라리 죽는 것만 못합니다.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하면 천재에 한번 만난 이 생의 기쁨과 지금 이 날 이 마당에서 얻는 즐거움을 다 누려볼까 하는 생각뿐입니다.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배가 너무 차서 마음대로 마시지 못하는 것과 기운이 지쳐서 마음대로 색정을 쓰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어느 겨를에 추한 명성과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르는 실오라기 같은 하나의 생명을 위하여 걱정하겠습니까?

그 뿐 아니라, 형님은 나라를 다스리는 재능으로 세상 사람에게 자랑을 하고, 언설로 우리 두 형제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부귀로 우리의 마음을 유혹하려 하시니, 이 또한 비루하고 가련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또 형님과 시비를 가려보려 합니다. 사람은 대개 외치(外治)를 잘하는 이는 반드시 사물을 다스리지 못하여 몸이 여러모로 피로하고, 내치(內治)를 잘 하는 이는 반드시 사물을 어지럽히지 아니하여 자기의 타고난 본성이 여러모로 편안합니다. 형님의 외치법은 얼마동안 조그만 정나라 하나에서 시행 될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에는 맞지 않습니다. 만일 저의 내치법을 천하에 추진시키면 임금과 신하의 부자연한 관계도 없어질 것입니다. 저는 항상 이러한 방법으로 사람을 깨우치려고 하는데, 형님은 도리어 형님의 그러한 부자연한 방법으로 저희를 가르치려 하십니까?”

자산은 이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하여 아무 말도 못했다. 자산은 다른 날 자기 동생에게서 들은 말을 등석에게 얘기했다. 등석이 말했다.

“당신의 두 형제분은 보통 세속 사람이 아닙니다. 자연의 도를 깨친 진인입니다. 당신은 이런 참사람과 같이 살면서 어찌 지금까지 몰라보았습니까? 누가 당신을 보고 지혜로운 사람이라 하겠습니까? 정나라가 잘 다스려진 것은 우연한 일이지 결코 당신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 列子;第7篇 楊朱[8]-

子産相鄭, 專國之政三年, 善者服其化, 惡者畏其禁, 鄭國以治. 諸侯憚之. 而有兄曰公孫朝, 有弟曰公孫穆. 朝好酒, 穆好色. 朝之室也, 聚酒千鍾, 積麴成封, 望門百步, 糟漿之氣逆於人鼻. 方其荒於酒也, 不知世道之安危, 人理之悔吝, 室內之有亡, 九族之親疏, 存亡之哀樂也. 雖水火兵刃交於前, 弗知也. 穆之後庭, 比房數十, 皆擇稚齒위타者以盈之. 方其耽於色也, 屛親昵, 絶交遊, 逃於後庭, 以晝足夜 三月一出, 意猶未愜. 鄕有處子之娥姣者, 必賄而招之, 媒而挑之, 弗獲而後已. 子産日夜以爲戚, 密造鄧析而謀之曰:「僑聞治身以及家, 治家以及國, 此言自於近至於遠也. 僑爲國則治矣, 而家則亂矣!其道逆邪? 將奚方以救二子? 子其詔之!」鄧析曰:「吾怪之久矣!未敢先言. 子奚不時其治也, 喩以性命之重, 誘以禮義之尊乎?」了産用鄧析之言, 因閒以謁其兄弟而告之曰:「人之所以貴於禽獸者智慮, 智慮之所將者禮義. 禮義成則名位至矣. 若觸情而動, 耽於嗜欲, 則性命危矣. 子納僑之言, 則朝自悔而夕食祿矣.」朝‧穆曰:「吾知之久矣, 擇之亦久矣, 豈待若言而後識之哉!凡生之難遇, 而死之易及 以難遇之生, 俟易及之死, 可孰念哉? 而欲尊禮義以誇人, 矯情性以招名, 吾以此爲弗若死矣. 爲欲盡一生之觀, 窮當年之樂, 唯患腹溢而不得恣口之飮, 力憊而不得肆情於色, 不遑憂名聲之丑, 性命之危也. 且若以治國之能誇物, 欲以說辭亂我之心, 榮祿喜我之意, 不亦鄙而可憐哉!我又欲與若別之. 夫善治外者, 物未必治, 而身交苦 善治內者, 物未必亂, 而性交逸. 以苦之治外, 其法可暫行於一國, 未合於人心 以我之治內, 可推之於天下, 君臣之道息矣. 吾常欲以此術而喩之, 若反以彼術而敎我哉?」子産忙然無以應之. 他日以告鄧析. 鄧析曰:「子與眞人居而不知也, 孰謂子智者乎? 鄭國之治偶耳, 非子之功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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